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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리뷰

마녀, 한국식 히어로물

by 자엄 2023. 4.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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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녀가 된 마녀

소녀 구자윤(김다미)은 10년 전 의문의 사고가 일어난 시설에서 홀로 탈출한 후 모든 기억을 잃고 어느 시골마을 노부부의 보살핌으로 씩씩하고 밝은 여고생으로 자랍니다. 연예인이나 TV프로그램 같이 그 나이 또래 소녀들이 관심 가질 만한 데에는 별 관심이 없고 늙은 부모님을 항상 걱정하고 도와주려 하는 효녀이며, 공부, 음악, 언어 등 모든 것에 능통한 능력자 이기도 합니다. 절친 도명희(고민시)가 시종일관 수다스럽고 활발한 것에 비해 말수도 적고 차분하며 감정기복이 적은 편입니다.

 

소녀이지만 마녀인 구자윤은 사실 특수 시설에서 유전자를 조작하여 살인병기로 만들어진 아이였습니다. 마녀로 돌변하면 차갑고 냉혹하며 무자비하고, 살인을 하는 데에 한 치의 망설임이나 죄책감이 없습니다. 표정과 말투엔 모든 상황을 쥐고 통제할 수 있다는 여유와 자신감이 묻어나고 가끔씩 짓는 웃음엔 서늘함이 느껴질 정도입니다. 그러다가도 부모님이나 명희 앞에 돌아와서는 다시 착한 소녀 자윤의 모습으로 변해 부모님과 명희에 대한 마음은 진심인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처음엔 폭력 본능을 숨길 수 없어 소나 개를 죽이곤 했지만 어머니는 ‘우리가 착하게 키우면 착하게 큰다’며 자윤을 계속 키웠으며, 어머니의 사랑이 결국 살인병기의 마음을 열어 인간으로 바꾸었고 소녀 구자윤으로 살 수 있었습니다.

 

마녀 줄거리

유전자가 조작된 어린아이들이 키워지고 있는 특수 시설에서 상부의 처리 명령이 내려지고, 자윤이 상처투성이로 탈출에 성공해 외딴 목장에서 일을 하던 구 선생 부부에게 발견되어 거두워 키워지게 됩니다. 그렇게 10년의 시간이 흐르고 자윤은 구 선생 부부의 정성 어린 양육을 통해 씩씩하고 밝은 평범한 고등학생으로 자라지만 알츠하이머를 앓고 있는 양어머니와 소값 폭락으로 경제적으로 힘겨워하는 아버지, 그리고 원인 불명의 뇌질환으로 인한 강한 두통이 고민입니다. 그러던 중 절친 명희가 상금 5억 원이 걸려있는 TV 오디션 프로그램을 알려주고, 자윤은 어머니의 치료비와 집안의 경제 사정을 해결하기 위한 생각으로 오디션에 출연하게 됩니다. 자윤은 엄청난 노래 실력과 1차 오디션에서 보인 개인기 때문에 전국망 TV를 타게 되고 2차 오디션까지 통과하게 됩니다. 이를 특수 시설의 닥터 백(조민수)과 미스터 최(박희순)가 알아보고, 자윤을 옛 시설로 데려오기 위해 사람을 보냅니다.

 

2차 오디션을 보고 집에 돌아오는 중, 서울에 올라가던 길에 봤던 귀공자(최우식)가 탄 차가 자윤의 앞에 서고 귀공자는 자윤에게 부모가 나이가 많으니 언제 죽어도 이상하지 않겠냐는 말을 합니다. 자윤은 불길한 느낌이 들어 명희에게 경찰인 명희 아버지 도 경장(김병옥)에게 연락해 자기 집으로 가달라고 얘기하고 집으로 달려갑니다. 다행히도 도 경장이 구 선생과 5만 원 내기 장기를 두고 있었고, 이 모습을 본 자윤은 안심하게 되지만 내기 장기를 끝낸 이후, 도 경장은 명희를 데리고 나가던 중 자윤에게 귀공자 일행의 신원을 확인해 봤는데, 미국에서 온 애들이라 그런지 딱히 나오는 게 없었다고 말해줍니다. 다음 날 닥터 백과 미스터 최가 자윤에 대해 가벼운 언쟁을 하고 미스터 최는 자윤이 위험한 존재니 살려두면 안 된다고 하지만 닥터 백은 자신이 알아서 하겠다고 합니다. 자리를 뜬 후 미스터 최는 과거에 시설의 책임자 중 하나였던 이 수석(이기영)을 만나, 오른손에 끼고 있던 가죽장갑을 벗어 까맣게 괴사 하는 듯한 오른팔을 보여줍니다. 이 수석은 미스터 최를 비롯한 다른 요원들에게 있는 괴저현상을 해결할 열쇠가 자윤의 뇌에 있으니 죽여도 뇌만은 꼭 확보하라고 합니다.

 

한편, 자윤은 양부모와 명희와 함께 저녁을 먹다가 양어머니의 알츠하이머 증세가 악화되어 바로 앞에 있는 자윤도 못 알아보는 걸 알게 됩니다. 그날 밤, 미스터 최가 보낸 성 사장 일행이 자윤의 목장을 습격하고 잠자고 있던 자윤은 불길한 느낌이 들어 갑자기 일어나 방을 나서던 순간 권총이 자윤의 머리에 겨누어지고, 자윤은 명희의 목에 칼이 겨누어진 모습을 보게 됩니다. 성 사장이 명희의 목에 겨누어진 칼을 더 깊숙이 들이밀자 이제까지 허약한 소녀였던 자윤이 갑자기 돌변하여 자기에게 겨눠진 권총을 빼앗아 하나하나 정확하게 주변 괴한들을 살해하고, 엄청난 속도로 돌진하여 성 사장의 목을 쥐고 벽에 들이박은 뒤 그의 머리를 몇 차례 후려친 후 성 사장을 총으로 쏴 죽입니다. 자윤은 정신을 차리고 위기를 벗어나기 위해 자기가 한 짓을 깨닫고는 놀라며 옆에 있던 명희를 쳐다보자, 명희는 겁에 질린 채 자윤에게서 한 걸음 물러섭니다. 이때 귀공자 일행이 모습을 드러내고 부모와 친구를 포함해 마을 사람 전원이 죽는 광경을 보고 싶지 않거든 자신들을 따라올 것을 종용하자 만류하는 명희를 뒤로 한채 귀공자를 따라 연구소로 갑니다.

 

연구소에서 혼란스러워하는 자윤에게 닥터 백은 대부분의 실험체들의 뇌가 터져 죽었다는 것과 10년 전에 실험 대상을 처리하게 된 이유는 실험 대상들에 대한 통제가 되지 않을 것을 우려해 높은 신 분들이 처리 명령을 내렸기 때문이라는 사실을 알려줍니다. 이후 닥터 백은 자윤에게 다시 돌아올 것을 호소하며 약물 두 가지를 자윤에게 주사를 놓아 투여하는데, 첫 번째 약물은 기억을 강제로 되찾게 하고 두 번째 약물은 뇌가 터지는 것을 늦추고, 실험 대상을 업그레이드시키는 효능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 상황을 모니터로 지켜보던 귀공자는 약물이 투여된 자윤의 반응이 무언가 이상하다는 낌새를 느끼고서 일행들과 실험실로 향하는데, 사실 자윤은 시설에 다시 돌아와 약물을 투입받기 위해 일부러 기억을 잃은 척하고 있었던 것이었습니다. 필요한 정보도 모두 얻었겠다, 머리가 아프지도 않겠다, 복수할 대상들이 눈앞에 있겠다, 더 이상 능력을 억제할 필요가 없어진 자윤은 괴력과 함께 공간이동 수준의 기동력을 보이며 속도, 힘, 기술 모든 면에서 압도적으로 제압하면서 연구소를 쑥대밭으로 만듭니다. 

 

얼마 안 되는 남은 약을 챙기고 빠져나오며 가스배관을 망가트려 시설을 폭파시킨 자윤은 집으로 돌아오지만 범죄자들이라고는 해도 사람들을 죽였으니 예전의 일상으로 돌아갈 순 없었습니다. 먼저 병실을 찾아가 구 선생에게 약을 일부 건네고 엄마에게 나누어 접종시키면 더 악화되진 않을 거라 말한 후 명희에게도 창문 밖에서 웃으며 손을 흔들어 주고는 떠납니다. 3개월 후, 제주도의 어느 고급스러운 집의 화실에 닥터 백의 쌍둥이 동생에게 찾아가 "보다 근본적인 걸 해결하려고요. 누가 그러더라고요. 그러려면 당신을 찾아가 보라고."라며 그녀를 찾아온 이유를 밝히면서 영화는 끝납니다.

 

한국식 히어로물

영화 마녀는 한국에서 보기 드물게 슈퍼히어로 장르로 처음 제작 시부터 시리즈물로 기획되었습니다. 평가가 전체적으로 나쁜 편은 아니지만 호불호는 갈리는 편으로 혹평을 받는 주요 내용은 초반에는 자윤의 일상에 집중해서 관객들이 지루함을 느끼게 된 점이라든가 영화 전개상 중요한 부분들을 장면이 아니라 말로 때운 부분, 저예산으로 규모와 액션에서 부족한 부분 등이 있습니다.

 

하지만 주연 배우의 네임 밸류를 전혀 기대할 수 없는 상황에서 4주 차에 역주행까지 하며 흥행에 성공하였고 실제 관람객들의 입소문 덕을 톡톡히 보았습니다. 한국에서는 보기 힘들던, 지극히 만화나 웹툰 같은 영화이기에 젊은 층에게 호응을 얻었고 히어로 시리즈물의 시작을 알리는 영화로선 나쁘지 않았다는 평가가 있습니다. 특히, 주인공 구자윤 역을 맡은 배우 김다미는 신인답지 않은 연기력으로 호평받았고 실질적으로 1인 2역을 한 셈이지만 훌륭하게 잘 소화해 냈다는 평가가 압도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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