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수청년과 부점장
이용남(조정석)은 대학교 때까지만 해도 산악동아리 에이스였지만 졸업을 한 지금은 장기간의 백수생활로 누나에게 구박받고 조카에게 무시당하고 철없는 사촌들에게 자격지심을 느끼는 취업준비생입니다. 하지만 밝고 유머 있는 성격으로 집안의 늦둥이로서 아직까지도 가족들에게 특히 애지중지 사랑을 받고 있으며 백수생활을 하는 동안에도 꾸준히 운동으로 몸을 단련해 철봉 쪽으로는 달인의 경지여서 동네 아이들 사이에서는 철봉 남이라고 불립니다.
정의주(임윤아)는 취업 준비 중에 아르바이트로 시작했다가 연회장 부점장자리까지 차지한 야무진 성격입니다. 용남의 동아리 후배이며, 과거 용남의 고백을 받았으나 오빠동생 사이로 지내자며 거절했었습니다. 하지만 다시 만나서도 어색하지만 다시 오빠동생으로 대화를 할 만큼 꽤 친한 사이였습니다. 오랫동안 산악을 하지 않았지만, 클라이밍 기술과 운동신경만큼은 결코 녹슬지 않았습니다. 여러 안전상식이 풍부하며 위기상황에 대처능력이 탁월하고 상황파악이 빠릅니다.
엑시트 줄거리
용남은 대학 시절 산악 동아리의 에이스였고 지금도 힘과 운동신경은 여전해서 철봉 하나만큼은 잘하지만, 취업 면접에서는 불합격 통보를 받기 일쑤인 대졸 백수입니다. 어머니의 칠순 잔치 날, 온 가족과 친지들이 연회장인 '구름정원'에 모였는데, 백수 신세인 용남은 가족과 친지들이 불편하기만 합니다. 가족들과 기념사진을 찍으려던 순간, 용남은 직원들 사이에서 낯익은 얼굴을 발견하는데 동아리 후배였고 의주가 연회장의 부점장이었던 것이었습니다. 당시에 용남이 고백을 했지만 의주가 '친한 오빠동생 사이'로 지내자며 거절을 했던 터라, 오랜만에 만난 두 사람 사이는 어색했고 용남은 괜스레 벤처기업 과장이 됐다는 거짓말을 늘어놓습니다.
그 시각, 인근에서 한 남자가 탱크로리를 몰고 와서 다량의 유독가스를 배출하는 테러를 일으키고 도심 곳곳으로 가스가 퍼지기 시작합니다. 이에 많은 사람들이 가스 연기를 마시고 바닥에 쓰러져 목을 부여잡으며 질식사하고 도시는 아수라장이 되어 갑니다. 바깥사태를 전혀 알지 못한 용남의 가족들은 연회장에서 신나게 노래 부르고 춤도 추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늦게서야 용남 일행은 잔치를 끝내고 집으로 돌아가기 위해 건물을 나섭니다. 그런데 어디선가 이상한 소리가 들리더니 난데없이 가스통 하나가 유리창을 깨고 날아 들어오고 평화로웠던 연회장은 순식간에 공황 상태에 빠집니다. 놀란 용남의 가족들은 부랴부랴 건물 밖으로 빠져나오고 의주에게 같이 가자고 하지만 의주는 용남의 손길을 뿌리치고 달려가선 비상벨을 울린 후 다른 홀에 남아있던 돌잔치 가족들에게 어서 대피하라고 소리칩니다. 모두 무사히 1층까지 내려오긴 했지만 가스 연기를 마시고 쓰러진 사람들로 아수라장이 되어있는 도시를 보고 혼란스러워하는 사람들을 의주와 용남이 옥상으로 이동하자고 이끕니다. 용남의 누나 정현은 가스의 심각성을 모르고 집에 가기 위해 차를 가져오다 가스를 마시게 되어 피부가 헐고 호흡 곤란 증상을 겪게 되고, 용남은 정현을 둘러업은 채 대피하게 됩니다.
가스를 피해 건물 위층으로 올라가긴 했지만 옥상 문은 잠겨있어 건물 안에 갇히게 된 일행 모두가 발만 동동 구르고 있던
그때, 용남은 다소 무모하게 자신의 특기인 클라이밍 실력을 살려 건물 외벽을 타고 옥상으로 올라가서 잠긴 문을 여는데 성공합니다. 겨우 옥상까지 올라왔지만 다수의 건물들 중에서 구조 헬기에게 선택되기는 쉽지 않은 상황에서 의주의 지도에 따라 단체로 H(help) 자로 서서 휴대폰 라이트를 점등해서 모스 부호도 해보고, 고래고래 큰 소리도 내보는 등 할 수 있는 방법을 총동원하지만 헬기는 번번이 그들을 지나칩니다. 모두가 지쳐가던 그때, 의주가 기지를 발휘해 두꺼비집으로 건물 네온사인을 껐다가 켜는 방식을 이용했고, 헬기를 타고 수색을 하던 강하구조팀 조종사들이 이를 보고 구조용 버킷을 내립니다. 하지만 용남과 의주만 남은 상황에서 하필이면 구조용 버킷이 만원이 되고, 결국 두 사람만 옥상에 남게 됩니다.
그렇게 구조 헬기를 떠나보낸 후, 가스가 점점 차오르는 이곳에서 잡기 힘든 헬기를 마냥 기다리기만 할 수는 없었기 때문에, 용남과 의주는 다른 건물로 이동하기로 결정하고 테이프와 봉투, 방독면, 고무장갑 등 주변 물건들을 탈출 도구로 활용하기 위해 준비합니다. 위험 천만한 위기에서도 성공적으로 건물들을 옮겨가는 도중 학원에서 어린 학생들이 고립되어 있는 걸 목격하고 구조를 돕기도 하였으나 정작 본인들은 탈출하지 못합니다. 결국 가장 높고 보다 안전한 곳인 타워크레인까지 가기 위해 죽을힘을 다해 건물들을 옮겨 다니는 중 용남 아버지가 아들을 찾아달라고 부탁한 드론이 용남과 의주를 발견하고 전국으로 실시간 생중계되면서 두 사람의 현 위치를 알게 됩니다.
타워크레인까지 단 한 건물만 남은 상황에서 건물은 줄을 타기에 너무 멀리 있었고 촬영하던 드론까지 배터리가 다 닳아 추락해 버리자 자포자기하며 울고 있을 때 방송을 본 사람들이 각자 날려 보낸 여러 대의 드론들이 두 사람의 주위로 몰려들어 탈출을 도와주고, 용남과 의주는 마침내 구조됩니다. 이후 도시 전역에 유독가스를 소강시켜 줄 비가 내리고 오염 구역이 축소되고 있다는 뉴스가 나오면서 영화는 끝이 납니다.
신선한 코믹 재난 액션 영화
영화 엑시트는 개봉 전 양산형 B급 코미디물처럼 홍보가 되어 대체로 기대치가 낮았던 것과 달리 시사회 반응이나 개봉 후 관객들의 입소문으로 관객수 940만이라는 천만 가까운 흥행 성적을 거두었습니다. 가장 호평받는 점은 주위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현실적인 도구와 설정들을 전개에 기발하게 활용한 부분이며, 거기에 위기 상황을 아슬아슬하게 극복해 나가는 긴장감도 상당합니다.
영화 엑시트는 재난물에 으레 등장하는 정부의 무능한 대처, 안전불감증, 타인의 재난에 대한 인간의 무관심 등의 작위적이고 부정적인 설정들을 거의 사용하지 않았습니다. 또한 드라마 부분은 영화 초반부에서만 다루고, 중~후반부는 온전히 두 주인공의 탈출 액션과 케미에 집중하면서 몰입감을 높였습니다. 추가적으로 안전상식에 대한 중요성과 재난 속에서도 빛나는 인간의 선의에 대해 다루면서 신선한 느낌을 주는 코믹 재난 액션 영화로 누구나 재미있게 볼 수 있는 영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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