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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리뷰

신의 한 수, 목숨을 건 바둑판

by 자엄 2023. 4.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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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기 바둑판 위의 두 남자

프로 바둑기사인 송태성(정우성)은 의도치 않게 내기 바둑에 휩쓸려 한쪽 눈과 형을 잃고 누명을 쓴 채 교도소에 갑니다. 교도소에서 정체를 알 수 없는 어떤 이에게 바둑을 배우고, 조폭 두목에게 도움을 받아 인간 흉기로 탈바꿈하게 되면서 바둑이든, 싸움이든 최강자로 거듭납니다.

 

악역 최종보스 살수(이범수)는 불법 바둑 내기판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안경을 낀 점잖은 외모와는 달리 사람을 찌르고 베는 데 인정사정이 없는 무자비한 악당입니다. 살수는 여러 악역들이 패배를 인정하지 않고 추태를 부리는 것에 비하면 내기판 약속을 철저히 지킵니다. 자신이 승리했을 때 약속들이 굉장히 잔인하고 인정사정없지만 자신이 패배하여 풀어주기로 했으면 반드시 지키는 의외의 면을 보여주기도 합니다.

 

신의 한 수 줄거리

태석은 TV로 생중계되는 대국에서 아쉽게 상대에게 불계패를 당하고 축 처진 어깨로 집으로 돌아가던 중 오랫동안 모습을 보이지 않던 친형(김명수)을 만납니다. 형이 지도대국을 부탁한다는 말에 태석은 직감적으로 형이 도박판에 휘말렸음을 알게 되지만 어쩔 수 없이 내기 바둑의 대리대국을 두게 됩니다. 사실 태석의 형은 무시무시한 조폭 살수가 운영하는 내기 바둑판에 휘말린 상태였습니다. 설상가상으로 천둥번개가 내리치는 통에 원격 장비가 제대로 되지 않는 상태에서 태석의 형은 패착을 두게 됩니다. 내기 바둑에서 패배한 데다가 대리대국이 적발되어 태석의 형은 살수의 부하 아다리(정해균)에게 두 눈을, 태석은 한 눈을 잃고 맙니다. 이후 살수는 바닥에 바둑돌을 가득 쏟아 놓고 태석의 형에게 이 바둑돌을 다 먹으면 동생만은 살려주겠다는 잔인한 거래를 제안하고, 태석에게는 자신과 바둑을 두어 승리하면 형을 살려주겠다고 약속하지만 태석은 바둑에서 지고 태석의 형은 살수에게 죽임을 당합니다. 살인에 쓰인 칼은 태석에게 쥐어 주어 살인 누명을 씌우고 태석은 교도소에 들어가게 됩니다. 교도소에서 태석은 바둑이라면 사죽을 못쓰는 교도소장과 내기 바둑에서 이겨 같이 수감되어 있던 교도소 내 권력자인 조폭 두목을 도와주게 됩니다. 이로 인해 약간의 자유시간과 맥주, 담배를 제공받는 대신 교도소장에게 개긴 죄로 독방에 한 달 동안 갇히고 옆방에 수감된 의문의 남자와 벽을 두드리는 방식으로 바둑을 두는데 태석은 단 한 번도 그를 이기지 못하고 의문의 남자는 '출소하면 관철동 주님을 찾으라'라는 전언만을 남기고 사라집니다. 독방에서 풀려난 태석은 조폭 두목에게 남은 기간 동안 자신에게 싸움을 알려 달라고 부탁하고, 교도소 안의 싸움꾼들과 매일같이 맞짱을 뜨며 인간흉기로 탈바꿈하는 데 성공합니다.

이윽고 풀려난 태석은 복수를 시작하고 첫 번째 대상은 자신의 한쪽 눈을 다치게 만든 아다리였습니다. 자신과 형이 비참한 꼴을 당했던 내기 바둑장에서 아다리에게 '딱밤'이라는 새로운 내기 조건을 걸고 아다리를 이기고 이미 인간 흉기로 변해서 온 태석의 딱밤 위력은 거의 총알을 머리에 박는 수준의 타격이었습니다. 두 대 맞고 나가떨어지자, 열이 받은 아다리는 흉기를 꺼내 태석을 죽이려 들지만 오히려 태석에게 두 눈을 잃어버립니다. 복수의 첫 단계를 마친 태석은 거대 폭력조직인 살수를 이기려면 혼자 힘으로는 역부족이라고 생각하고, 조력자들을 모집합니다. 독방에서 대국했던 의문의 남자의 조언대로 관철동의 주님을 찾아서 도움을 부탁하여 미끼역할 꽁수(김인권), 대리대국 역할 주님(안성기), 운전 및 장비제작은 허목수(안길상)를 포함하여 팀을 만들고 이 즈음부터 태석은 미남계로 배꼽(이시영)을 포섭하기 위해 배꼽이 운영하는 바에 들락거리기 시작합니다. 아다리에 이어 두 번째 목표로는 선수(최진혁)가 지목됩니다. 우선 살수 패거리가 운영하는 노량진 내기 바둑장에 미끼로 꽁수가 파견되고 태석 일행이 파놓은 함정으로 선수를 부릅니다. 선수는 계속해서 꽁수에게 지고. 계속 돈을 잃자 위기감에 훈수꾼인 왕사범(이도경)에게 대리대국을 요청하지만 더 실력 좋은 고수였던 주님을 이길 수는 없었고, 패배 위기에 몰린 왕사범은 선수에게 상대가 속임수를 쓰는 것 같다며 상대를 죽여버리라고 외칩니다. 태석에게 흠씬 두들겨 맞고 정신을 잃은 선수가 끌려간 곳은 냉동창고였고 냉동창고에서 태석은 선수에게 냉동창고 자물쇠를 열 수 있는 실마리가 담긴 바둑문제를 주고 떠나고 결국 선수는 그 문제를 풀지 못하고 냉동창고 안에서 얼어 죽습니다.

태석은 이번에는 살수에게 판돈 60억과 왕사범의 혀를 걸고 내기 바둑을 둘 것을 제안합니다. 왕사범은 자신이 이길 것을 자신하며 태석과의 대국에 임하지만 처참히 패배하고, 분노로 가득 찬 살수에 의해 혀가 잘립니다. 이후 오랜만에 딸을 보러 가던 주님과 꽁치를 살수가 납치하고 목숨을 건 살수와 주님의 대국이 시작되는데, 결국 주님은 살수에게 칼을 맞아 치명상을 입고 뒤늦게 도착한 태석과 허목수는 우선 주님을 바깥으로 실어 나르지만 숨을 거둡니다. 분노한 태석은 꽁수를 구하기 위해 살수와의 일전을 치르러 되돌아가고, 드디어 살수와 태석은 서로의 목숨을 건 대국이 시작됩니다. 살수는 자신이 진다면 배꼽은 죽는다고 으름장을 놓으면서 누가 이기냐에 따라 둘 중 하나는 죽이겠다는, 즉 네가 죽을지 배꼽이 죽을지 선택하라는 뜻이었습니다. 그러나 왠지 마지막에 와서 살수의 마음대로 되지 않았는데, 태석에게 마음을 빼앗긴 배꼽이 량량과 짜고 일부러 바둑판에 장생(長生)이 만들어지도록 수를 쓴 것입니다. 태석은 무승부로 여기서 끝내고 서로 물러서자고 제안하지만, 살수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습니다. 결국 살수는 배꼽이 수를 쓴 것이라고 생각하고 배꼽을 끌고 와 흉기로 찌른 뒤 자신의 부하들을 동원해 바둑판을 엎고 태석과 일전을 벌입니다. 처음에는 칼을 잘 쓰는 살수와 맨주먹 태석의 대결이라 태석이 조금 밀리는 형세였으나, 바둑판에 꽂혀 있던 주님이 마지막에 지팡이에서 꺼내서 썼던 칼로 태석이 살수를 처리하며 혈전은 마무리됩니다. 허목수는 다시 예전의 고물상으로 되돌아가고, 태석은 주님의 딸에게 주님이 남기고 간 것이라며 10억 원을 전달해 준 뒤 자신의 조카에게 찾아가 생활비가 든 통장과 겨울 옷, 휴대전화를 선물하고 꼭 하루에 세 번씩 연락하라고 당부한다. 그러고 나서는 꽁수, 이제는 한 팀이 된 량량, 배꼽과 만나 부산으로 향하면서 영화는 끝납니다.

 

목숨을 건 바둑판

영화 신의 한 수는 바둑을 소재로 한 영화인 만큼 바둑에 관한 내용도 많이 나오지만, 바둑을 제외한 복수 액션 영화라고 해도 무방할 정도로 액션이 주내용을 이룹니다. 영화 신의 한 수의 액션씬은 매우 현실적이며 긴장감이 있어 몰입감을 높여줍니다. 바둑을 전혀 모르는 관람객이라도 재미있게 볼 수 있는 영화입니다.

 

영화 신의 한 수에서는 프로 바둑기사나 프로처럼 높은 수준의 실력자가 거액의 판돈이 걸린 내기 바둑에 대리대국으로 참가하는 것이 횡행하는 것처럼 묘사되지만 실제 한국 바둑계에서는 내기 바둑을 강력하게 배척한 덕분에 이런 일이 실제로 발생할 확률은 매우 낮다고 합니다. 영화 사이사이에  착수, 포석, 행마, 패착 등 바둑 용어를 상황에 빗대어 적절히 사용하는데 이를 통해 바둑 용어를 알게 되는 것도 또 하나의 재미라 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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