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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리뷰

태극기 휘날리며, 전쟁의 참상

by 자엄 2023. 4.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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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형제

이진태(장동건)는 언어장애가 있는 어머니와 세상에서 가장 소중하게 생각하는 동생 진석(원빈)과 함께 살고 있습니다. 진태는 책임감이 강하고 가족을 무엇보다 소중히 여기며 가족의 생계를 책임지기 위해 씩씩하게 생활을 해나갑니다. 구두닦이를 하면서 약혼녀인 영신(이은주)과의 결혼과 동생 진석의 대학 진학까지 준비하는 악착같은 청년입니다. 어려운 상황이지만 평온하고 행복한 생활에서 갑작스레 동생과 함께 전쟁터로 내몰리게 되면서 소중한 동생 진석을 지키고자 무공훈장을 받겠다는 일념으로 수많은 공을 세우지만 점점 인강성을 잃어가면서 소중한 동생의 신뢰도 잃어 갑니다.

 

이진석은 18세의 고등학생으로 서울대 진학을 목표로 하는 우등생이며 집안의 기대를 한 몸에 받고 있는 수재입니다. 어릴 때부터 심장병이 있어 몸이 약하고 형을 누구보다 신뢰하며 의지합니다. 형과 함께 전쟁터에 내몰리지만 전투만 벌어졌다 하면 심장발작을 일으켜 호흡곤란에 시달리는 진석은 형의 비호아래 전투에 거의 참전하지 않지만 자신 때문에 변해가는 형의 모습을 보고 초반의 유약한 모습에서 벗어나 스스로 강해지기 시작합니다.

 

태극기 휘날리며 줄거리

2004년, 6.25 전쟁 격전지였던 두밀령 일대에서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이 유해 발굴 중 이진석의 이름이 새겨진 만년필을 발견하고, 이진석에게 생존 여부를 확인합니다. 이진석이 자신이 살아있음을 밝히자 뭔가 착오가 있었던 것 같다는 사과를 끝으로 통화는 끝나지만 진석은 어딘가 미심쩍음을 감추지 못하고는 직접 현장에 가 보기로 결심하며 옷을 챙겨 입으며 가슴속에 품어왔던 50여 년 전 과거를 회상합니다.

 

1950년 서울 종로, 진태는 여느 날과 마찬가지로 구두를 닦고 있는데 진석이 급히 달려오더니 전쟁이 났다는 소식을 전하고 그날 밤, 가족들은 외삼촌 댁이 있는 밀양으로 피난을 떠납니다. 밀양으로 가는 도중 진태가 자리를 비운사이 갑자기 군용 트럭이 나타나 '만 18세에서 30세까지의 남자들'은 전부 다 앞으로 나오라고 하며 전쟁터에 투입시킬 병사들을 징집합니다. 이에 얼떨결에 진석은 헌병의 손에 이끌려 가고, 진태는 곧바로 동생을 찾아나지만 결국 진태까지 형제 둘 다 강제로 징집당해 전쟁터에 끌려가는 신세가 됩니다. 치열한 전투가 이어지고 있는 낙동강 방어선에 투입된 형제는 참혹한 전선의 모습을 두 눈으로 생생히 목격하게 되고 진태는 심장병을 앓는 동생이 참혹한 전쟁터에서 고생하는 걸 두고만 볼 수 없어 대대장을 찾아가서 하라는 건 뭐든 할 테니 동생을 후방의 병원으로 보내 달라고 부탁하지만 대대장은 딱 잘라 거절하면서 얼마 전 옆 연대에서 아버지와 아들이 진태·진석 형제처럼 강제 징집되어 왔는데 전쟁 도중 아버지가 무공훈장을 받아 아들을 전역시켜 줬다는 이야기를 해줍니다. 이때부터 진태의 관심은 오직 무공훈장만을 향하고 온갖 작전에 지원하면서 훈장을 받기 위한 전공을 차근차근 세워나가기 시작하지만 무모한 일에도 나서는 진태를 보고 진석은 분노해 다시는 그러지 않겠다고 약속할 것을 요구하지만, 진태는 동생을 달래기 위해 억지로 알았다고 대답합니다.

 

한편 야습 작전을 승리로 이끌어 영웅이 된 진태는 전공을 인정받아 중사로 진급하는데 이어, 평양 수복에 성공하고 북한군 총좌 생포라는 큰 공을 세워 마침내 그토록 원하던 무공훈장 수훈이 확정됩니다. 하지만 진석은 형 때문에 동료인 영만이 형이 죽었다며 대체 그까짓 훈장이 뭐길래 이렇게까지 일을 벌이냐고 따지고 진태가 자신을 전역시켜 주기 위해 싸우는 게 아니라 본인의 진급과 명예욕을 위해 싸운다고 여기며 증오심까지 더해집니다. 이때부터 돈독했던 형제간의 우애에 금이 가기 시작했고 극명하게 갈라진 형제의 성격차이가 확연하게 드러나기 시작합니다. 이후 북한군 포로를 진압하는 과정에서 북한군 포로로 구두닦이 조수였던 용석을 진태가 죽이자 진석은 분노가 폭발해 진태에게 달려들어 미친 듯이 주먹질을 하기 시작했고 다른 부대원들이 말리면서 겨우 일단락됩니다.

 

국군은 부대를 재편성하기 위해 각 대대마다 집결지를 정해 놓고 정해진 시각까지 집결하도록 하자 진석은 어머니가 계신 서울 집으로 향하고 진태도 서둘러 동생을 찾아갑니다. 진석은 서울 집을 지키고 있던 영신과 재회하는데 갑자기 반공 청년단이 집으로 쳐들어와 배급을 받기 위해 보도연맹 가입자 명단에 이름을 올린 영신과 반항하는 진석도 함께 끌고 갑니다. 영신과 같은 이유로 끌려온 사람들은 가차 없이 총살당하고 있었고 영신도 총살당하려는 찰나 진태가 나타나고 진석 역시 몰래 품에서 만년필을 꺼내 그를 호송하던 방첩대원의 목을 찔러 제압하고는 그를 인질로 끌고 현장으로 달려옵니다. 진석은 진태와 영신에게 어서 나가라고 소리치지만 청년단원들은 영신이 북한군과 놀아났다며 비아냥댔고 영신은 진태에게 사실이 아니라고 울먹이며 호소하지만 진태는 정말로 영신이 북한군과 놀아난 것이 아닌가 순간적으로 동요하며 주저합니다. 결국 영신은 청년단장이 쏜 총에 맞고 진태에게 결백을 호소하면서 보고 싶었다며 사랑한다고 말하고 숨을 거두고 영신의 죽음을 목격한 진태 또한 넋이 나가 버립니다. 진태와 진석은 청년단원들의 방첩 활동을 방해한 혐의로 체포되어 북한군 포로들과 함께 창고에 갇히는 신세가 되고 진석은 진태 때문에 영신이 죽었다며 분노를 드러내면서 사실상 의절을 선언합니다.


한편 신임 대대장은 진태를 심문하기 위해서 그를 불러내고 진태는 그에게 전임 대대장과의 약속을 언급하며 동생을 전역시켜 달라고 하지만 묵살해 버리면서 대치하다가 진석과 북한군 포로가 갇혀있는 창고를 소각하라고 명령합니다. 진태는 대대장을 팽개치고 급히 뛰쳐나갔지만 이미 예하 부대원들이 창고에 불을 지르고 있었고, 이를 제지하러 다가가다 중공군 포격에 휘말려 정신을 잃어버립니다. 깨어났을 땐 진석이 갇혀 있던 창고는 이미 잿더미가 된 후였고, 창고 안을 살피던 그는 잿더미 속에서 동생 이름이 적힌 만년필과 그 옆에 있는 백골 시체를 발견하고 그 백골을 동생의 시체라고 여긴 그는 극도로 분노가 폭발해 대대장을 살해합니다. 진태는 사랑하는 영신과 동생 진석을 잃은 실망과 분노로 인해 북한군으로 전향하고 뒤이어 그동안의 뛰어난 무공을 감안해 붉은깃발부대를 지휘하는 육군 군관이 됩니다. 

진석은 북한군으로 전향한 형을 만나 다시 데려오기로 결심하고 최전선으로 향하고 우여곡절 끝에 난전 속에서 깃발부대의 공격을 막아내며 헤매던 도중 국군과 백병전을 벌이는 낯익은 얼굴을 발견하는데 바로 진태였습니다. 진태는 소중한 동생과 영신을 잃었다는 배신감, 증오와 분노, 원망으로 이성을 잃어버려 동생이 눈앞에 있어도 전혀 알아보지 못하고, 진석을 죽이려고 합니다. 잔뜩 광분해 있는 진태를 기절시킨 후 둘러업고 퇴각하지만 다리에 총상을 입고 쓰러져 버리고 절망하면서 울부짖자 그제야 진태는 진석을 알아보고, 동생이 살아있음을 깨닫고 이성을 되찾습니다. 그러나 북한군의 총탄이 빗발치고 있는 데다 부상까지 입은 형제가 함께 무사히 돌아가기에는 불가능에 가까운 상황으로 진태와 진석은 다시 이별하게 됩니다. 진태는 진석의 만년필을 꺼내 진석에게 건네주지만 진석은 나중에 돌아오면 그때 주라며 만년필을 받지 않았고, 꼭 돌아오라는 말을 남긴 후 형의 품에 안겨 눈물을 흘리고 진태는 돌아가지 못할 것을 예감했는지 차마 대답을 하지 못합니다. 진석을 보내고 진태는 진석이 안전하게 퇴각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 결국 북한군의 총에 맞아 숨을 거둡니다.

 

전쟁의 참상

영화 태극기 휘날리며는 전쟁기념관에 있는 '형제의 상'의 박규철 소위(형), 박용청 하전사(동생)의 실화를 모티브로 했습니다. 황해도 출신인 박 씨 형제는 이북 땅에 소련군정이 들어서면서 형만 월남하고 동생은 남은 상태에서 전쟁이 터졌다고 합니다. 결국 형은 대한민국 육군으로 동생은 조선인민군 육군으로 참전했고 원주시 치악고개에서 전투를 벌이던 중 극적으로 만나 서로 부둥켜안고 울었다고 합니다. 그러나 영화와 달리 박규철 소위는 동생을 귀순시켜 같은 부대에서 복무습니다.

 

영화 태극기 휘날리며는 군사전문 잡지 플래툰의 김세랑 기자가 군사 자문을 담당했습니다. 사실상 한국전쟁에 대해 가장 잘 반영한 유일한 영화라고 봐도 무방할 정도로 한국전쟁 당시 남북한군의 군복이나 장비 면에서는 현실과 거의 일치한 모습을 담아냈다고 합니다. 천만 관객을 달성하며 흥행에 성공했고 형제간의 감동적인 우애와 전쟁 액션씬 등 많은 볼거리를 제공합니다. 한편 강제규 감독은 전쟁의 참상을 어떻게 하면 잘 묘사하고 전달할 수 있을지를 고심했고 이에 영화 내용도 화려한 전투 장면만 보여주지 않고 전쟁으로 인해 인간의 삶이 얼마나 무너질 수 있는지 전쟁의 참상을 잘 보여주는 무척이나 현실적인 영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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