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비원과 수포자
북한의 천재 수학자 리학성(최민식)은 학문의 자유를 갈망하며 탈북합니다. 하지만 가슴 아픈 가족사로 인해 원하던 학문의 자유도 누리지 못하고 모든 것을 포기하게 됩니다. 그는 자신의 신분과 사연을 숨긴 채 상위 1%의 영재들이 모인 자사고의 경비원으로 살아갑니다. 학생들에게 인민군이라 불리며 차갑고 무뚝뚝한 표정으로 학생들의 기피 대상 1호인 리학성은 어느 날 자신의 정체를 알게 된 뒤 수학을 가르쳐 달라 조르는 수학을 포기한 고등학생 한지우(김동휘)를 만납니다.
수포자 한지우는 어릴 적 아버지가 교통사고로 돌아가시고 홀어머니 밑에서 자랍니다. 상위 1%의 영재들이 모인 자사고에 사회적 배려자 대상 전형으로 자사고에 입학을 하지만 사교육을 들을 여유가 없었고 뛰어난 학생들 사이에서 교과서와 수업만으로는 버티기 힘들다는 걸 알게 됩니다. 담임은 학생들을 좋은 대학에 보내야지만 자기 성과가 좋아지기 때문에 한지우를 일반고로 전학을 보내려고 하지만 한지우는 혼자 어려움을 감내해 보려고 합니다. 어느 날 기숙사 룸메이트의 부탁을 받아서 술병을 몰래 받아주게 되는데 야간 순찰을 돌던 리학성에게 들켜 한 달간 기숙사에서 퇴출 처분을 받게 됩니다. 갈 곳 없는 한지우는 아무도 사용하지 않는 과학관 B103호실을 찾아가게 되면서 리학성과의 인연이 시작됩니다.
리학성은 정답만을 찾는 세상에서 방황하는 한지우에게 시험을 위한 문제 풀이가 아니라 풀이 과정을 찾아나가는 법을 가르쳐 주면서 수학의 본질에 대해서 말합니다. 그 과정에서 한지우는 수학에 흥미를 느끼게 되며 리학성 또한 뜻하지 않은 삶의 전환점을 맞게 됩니다.
이상한 나라의 수학자 줄거리
리학성은 수학을 가르쳐 달라고 조르는 한지우를 처음엔 차갑게 거절하지만 지우의 사정을 알게 되고 3가지 조건을 걸고 수학을 가르치기로 합니다. 첫째, 여기서 무엇을 하는지 아무한테도 말하지 않는다. 둘째, 수학 이외의 어떤 것도 묻지 않는다. 셋째, 수학은 알려주겠지만 시험이나 성적엔 관심 없다. 이렇게 철저하게 거리를 두는 조건이었지만 지우는 학성에게 좋아하는 딸기 우유를 사다 주고, 바흐의 음악을 좋아하는 것을 보고 핸드폰을 통해 고음질로 들려주고, 수학 논문을 핸드폰의 작은 화면으로 힘들게 읽고 있는 학성에게 논문 출력물을 건네며 감사함을 표현하기도 합니다. 무뚝뚝한 학성도 점점 마음을 열게 되며 학성과 지우는 점차 친해집니다.
점점 수학 실력이 늘어나는 지우는 수업 시간 중에 선생님의 실수를 잡아내는 수준에 오르고, 성적도 크게 오르게 됩니다. 그런데, 담임은 불법 과외를 하는 사람이었고, 잘 사는 부모덕에 지우의 친구 박보람(조윤서)은 그 고액 과외를 다니게 됩니다. 학교에서는 피타고라스 수학 대회가 개최되고 시험당일, 시험을 보던 보람은 문제가 불법 과외로 유출되었다는 것을 깨닫고 익명 게시판에 제보를 합니다. 담임은 불법 과외를 하며 피타고라스 수학 대회 시험지를 유출했고 이를 숨기기 위해 최근 수학 점수가 오른 지우를 시험지 유출의 범인으로 몰며 전학까지 시키려 합니다. 힘없는 사회적 배려자인 지우는 결국 전학을 결심하는데, 전학 당일 보람의 손에 이끌려 피타고라스 수학 대회 시상식에 가게 됩니다.
한편, 뉴스에서는 160년간 풀리지 않은 '리만 가설'을 증명한 사람이 리학성이고, 남한과 북한에서 그를 찾고 있다는 소식을 전합니다. 이를 본 보람은 리학성이 북한의 유명 수학자라는 것을 알게 되고 리학성에게 한지우가 곤경에 처해 있음을 알립니다. 남한과 북한에서 동시에 찾고 있는 상황에서 신변에 위험을 무릅쓰고 리학성은 한지우를 위해 피타고라스 수학 대회 시상식에 나타나 연설을 하게 됩니다.
수포자도 가볍게 볼 수 있는 영화
이상한 나라의 수학자는 수학의 본질을 "풀이 과정을 찾아나가는 것이며, 답이 없는 문제를 풀고 검증하는 게 수학자의 일"이라고 말합니다. 정답만을 강조하는 교육의 문제점을 꼬집고, 탈북자에 대한 한국 사회의 문제점 등 사회 비판적인 메시지도 있지만 전반적으로 스승과 제자의 유대감과 은은한 감동으로 미소 짓게 합니다.
어렵고 자극적인 영화가 아닌 수포자도 충분히 가볍고 즐겁게 볼 수 있는 영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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